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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주식 등 처분 수입 50% 넘으면 과세… R&D 지출액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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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29 19:00:15   폰트크기 변경      

소득세 회피 ‘수동적 사업법인’ 등

자의적 해석 여지 커, 기준 불명확

中企 “기업현실 모르는 탁상행정”

 

[e대한경제=이재현 기자]정부가 29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보소득세(초과유보소득 배당간주과세) 시행령 개정방향을 공개했다. 핵심은 기업들의 불만을 고려해 정상적 경영을 하는 기업은 과세대상에서 빼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기업이 과세대상이 되는지도 대략적으로 제시했다. 시행령 개정방향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발짝 물러선 정부

유보소득세는 탈세 목적의 1인 또는 가족법인을 겨냥해 새로 도입하는 과세 제도다. 정부는 지난 7월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자 지분이 80% 이상 기업이 △유보금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또는 자기자본의 10% 이상으로 쌓아두면 △이를 배당으로 간주해 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방침이 나오자 중소기업과 건설업계의 반발은 거셌다. 상당수가 개인 기업 혹은 가족 기업 형태인 중소기업과 중소ㆍ중견 건설업체들이 유보소득세 적용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건설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도 격렬하게 제도 도입에 반대했다.

이날 시행령 개정안은 이런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정부의 대안이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과세 대상을 탈세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으로 한정하겠다고 밝혔다. 유보소득세 과세대상 기준의 핵심은 실제 경영활동과 관련이 있는 수입이 ‘50%’를 넘느냐 여부다.

정부는 50% 미만은 정상적 기업활동을 하는 ‘적극적 사업법인’, 50% 이상은 소득세 회피 목적의 ‘수동적 사업법인’으로 구별하기로 했다.

50%에 포함되는 소득 유형은 이자ㆍ배당소득이나 임대료, 사용료, 그 외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동산ㆍ주식ㆍ채권 등의 처분 수입 등이다.

이런 ‘수동적 수입’ 비중이 2년 연속으로 50% 이상인 기업이 유보소득세 과세대상이 된다. 쉽게 말해 사업 외 수입 50%를 넘으면 유보소득세를 내게 되는 셈이다.

◆사업외 소득 50%가 과세여부 기준점

일례로 특수관계인 지분이 90%인 A제조기업을 가정해보다. 이 회사는 100억원의 이익을 냈는데 제조업이 아닌 부동산ㆍ주식ㆍ채권 등을 처분해 얻은 수입이 50%가 넘는다. A기업이 100억원의 이익 중 70억원을 유보금으로 쌓아두고 30억원만 배당을 할 경우, 이러한 행위가 2년 연속 이뤄지면 유보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 유보소득세는 유보금으로 쌓은 70억원 가운데 이익의 50%를 초과하는 20억원이 과세 대상이다.

수동적 수입이 50%가 넘지 않더라도 모두 과세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정부는 수동적 수입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지 않더라도 향후 2년 이내에 △투자 △부채상환 △고용 △기술개발(R&D)을 위해 지출ㆍ적립한 금액은 유보소득세 대상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앞서 가정한 A제조기업이 20억원의 과세대상 유보금이 생기더라도, 수동적 수입이 50%를 넘지 않으면 20억원 만큼 당기 및 향후 2년 이내에 시설투자, 인건비, 부채상환, 연구개발 등에 사용한다면 유보소득세 과세대상에서 빠진다는 의미다. 기재부 관계자는 “건설업의 경우 개발사업 및 수주를 위한 투자와 고용과 관련된 인건비 등으로 유보금을 쌓아둘 수 있기 때문에 유보소득세 제도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한 벤처기업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거나 다른 법률ㆍ제도 등의 적용을 받는 법인도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여기에 추가적인 기업들의 의견도 반영하기로 했다.

◆기업들 반발에 결국엔 축소 도입

이처럼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유보소득세 적용 기준을 마련한 것은 기업들이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업계의 반발이 심했다. 공공을 상대로 한 영업 및 주택사업 추진을 위해 사내 유보금을 일정 수준 확보해 놓는 경우가 많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건설업은 법인사업자 비중이 43.6%로 일반제조업(17.2%)의 두 배 이상이다.

100억원 미만 중소형 공사에 주로 참여하는 중소건설사들은 발주처인 공공공사의 경영상태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고 사내 유보금 확보가 거의 필수로 여겨질 정도다. 리스크가 높고 자기자본을 많이 투입하는 사업특성상 관련 법인들의 최대주주는 대부분 기업의 대표자인 경우가 대다수다.

결국, 기재부가 한발 물러섰지만 아직 논란이 종식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2년 이내에 고용, 투자, 부채 상환, R&D에 투자할 경우 유보소득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과세 대상인 중소기업들은 “기업 현실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며 법안을 철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비판한다. 여기에 수동적 수입은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제시된 내용 외에 자의적 해석의 여지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현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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