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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약 핵심으로 떠오른 ‘고가주택 기준점’
기사입력 2020-01-17 06:00:1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4ㆍ15 총선, ‘주택공약’에서 승부 갈리나

12억으로 상향땐 종부세 등 부담 줄어… 서울지역 여론 영향 미칠 듯

野, 중산층ㆍ부동산 이슈 결합 



21대 총선에서 부동산 공약의 주요 쟁점은 ‘고가주택’의 기준이다. 한마디로 중산층의 기준점을 두고 양 정당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현 정부의 고가주택 기준은 명목상으로는 15억원이지만, 실제는 9억원이다. 9억원 이상 주택의 LTV 비율을 20%까지 낮추고, 올해부터 시세 9억원 이상을 중심으로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우선 제고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도 9억원 이상이고, 분양시장에서는 9억원 이상부터 중도금 대출이 금지되고 특별공급 물량도 제외하고 있다. 조만간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대출이 전면 금지될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오는 근거다.

문제는 현재 서울 지역에서 시세 9억원 이상 가구 수 비중이 35.3%까지 올라갔다는 점이다. 강북 지역에서까지 전용면적 84㎡ 아파트 시세가 9억원에 근접한 가운데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3인 가족 기준의 중산층은 서울 외곽의 노후 아파트가 아니면 경기권으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지점을 한국당은 총선 공략 포인트로 삼았다.

한국당이 내놓은 고가주택 기준은 공시지가 12억원 이상이다. 공시지가가 시세의 75% 정도만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세 15억원 이상이 기준점이란 뜻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 128만 가구 중 시세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13만가구 정도다.

고가주택 기준점의 상향 조정은 종부세와 각종 보유세 인하로 이어진다.

‘2019년분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납세 의무자는 59만5000명에 달한다.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을 통해 종부세 과표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인상하면서 작년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지난해보다 무려 13만명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문재인 정부 집권(2017년 39만8000명) 이후 종부세 납부자 규모는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당으로 돌아설 경우 종부세 납부 대상이 몰려 있는 서울 상당수 지역에서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역대 선거에서 재개발ㆍ재건축 등 지역개발 공약으로 표심을 공략한 사례는 많았지만, 정당 차원의 부동산 정책으로 충돌한 사례는 흔치 않았다. 이슈 전반이 지나치게 거시적이거나 미시적이어서 직접 표심을 건드린 정책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로 20대 총선에서는 한국당과 민주당은 임대주택 공급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둘 사이의 차이점이 크지 않았다. 그나마 차이점이 전·월세 상한제 도입 여부와 상가임차인 권리 강화 문제였다. 집값을 직접 건드린 정책은 없었고 대중 관심도 역시 낮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서울 지역 중심으로 가격 폭등이 이어지며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사활을 걸자 상황은 바뀌었다.

가령 부동산이 과열됐던 2018년 8월, 문 대통령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떨어졌다. 초강력 9·13대책이 나온 배경이었다. 이후 정부는 부동산 시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참여정부 때의 과오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행보였지만, 한국당의 관심을 부동산으로 가져오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당은 고가주택 기준점을 통해 중산층과 부동산 이슈를 결합시켰다. 조세 저항 문제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부동산은 가장 첨예한 이슈로 부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양 정당이 내놓은 부동산 정책 모두 장기적 시장 안정이 목표가 아니라 단기적인 표심 공략”이라며 “한국당이 부동산을 통해 ‘중산층’ 문제를 건드린 상황이어서 민주당이 지금과 같이 서민 중심 공략 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수도권 공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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