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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형강 규격 확대 놓고 ‘온도차’
기사입력 2020-01-17 06:00:17.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현대제철,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려… 시장 요구 충족 위해 규격 다양화

설계 부서 “입찰시 제작, 가공 편리”

외주ㆍ구매팀 “점유율 높아지면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

 

 

국내 H형강 1위 제작사인 현대제철이 H형강 KS인증 규격을 2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에 대해 건설업계는 부서별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설계사와 관련 부서는 선택지가 넓어졌다며 기대감을 나타내는 반면 외주ㆍ구매팀은 시장점유율 쏠림으로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은 국내 H형강 제조사인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을 비롯해 여러 수요 기관들에 KS인증 규격 확대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H형강 규격을 기존 82개에서 176개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는 정부 차원에서 KS인증 변경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설계사들의 다양한 요구에 충족하는 동시에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생산해온 BH형강(Built-up H-Beam)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규격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KS인증 규격은 82개, 일본 JIS는 356개, 미국 ASTM은 283개이다. 현대제철이 176개로 규격을 늘린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그래도 JIS나 ASTM의 규격 규모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그동안 H형강의 경우 상대적으로 규격이 다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 요구를 충족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결정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건설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KS인증 규격이 확대되면 공공입찰에 참여할 때 설계 부서들 입장에서는 제작ㆍ가공이 편리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 H형강은 BH형강과 비교해 규격이 적어 작업을 할 때 불편한 점이 있다”면서 “제강사에서 생산되지 않는 치수는 일일이 현장에서 자르거나 가공업계에 맡겨야 원하는 규격의 제품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후판을 절단해 용접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BH형강은 조선경기 침체로 인한 조선용 후판 수요 감소세를 틈타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생산을 시작하면서 시장에 급속히 퍼졌다. 규격이 다양한 게 BH형강의 장점으로 꼽힌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BH형강인 ‘POS-H’만 해도 지난해 440종(휨재 350종, 압축재 90종)으로 규격을 대폭 늘렸다. 동국제강도 다양한 규격의 BH형강을 보유한 반면 이에 맞설 현대제철의 H형강 규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규격 다양화로 인한 제작ㆍ가공의 편리함을 인정하면서도, 현대제철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사용되는 KS인증 82개 규격 중에서도 60개만 주로 사용된다”면서 “나머지 규격은 극소수가 설계에 반영되지만 생산량 제한 등으로 인해 공급을 받기 어렵다. KS인증이 개정돼 신규로 176개 강종으로 확대되더라도 생산ㆍ재고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안종호기자 j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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