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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촌ㆍ기숙사, 범죄예방 건축기준(CPTED) 사각지대
기사입력 2019-12-18 05:00:2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적용범위 확대됐지만 기숙사, 원룸촌 등 소외 목소리

성급한 대상 확대는 또다른 규제 등 부작용 지적도


 

 

건축물 등을 설계할 때 범죄를 예방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건축기준이 마련된 지 5년이 지났다. 개정을 통해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왔지만, 범죄에 취약한 대학생 등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촌ㆍ기숙사를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31일 500가구 이상 아파트에만 적용했던 범죄예방 건축기준(셉테드ㆍCPTED)의무 적용 대상을 다가구ㆍ다세대ㆍ연립주택ㆍ오피스텔과 500가구 미만 아파트로 확대하는 ‘범죄예방 건축기준 고시’ 개정안을 시행했다.

고시에 따르면 100세대 이상 아파트는 출입구에 접근통제시설을 설치하고 자연적 감시(건축물의 배치, 조경, 조명 등을 통해 공공 공간을 눈에 띄게 만드는 것)를 할 수 있도록 하되, 불가피한 경우 반사경 등의 대체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반면 100세대 미만 아파트와 다가구 주택 등에는 이러한 사항을 지키도록 ‘권장’하고 있다. 보다 규모가 작은 주택 등에 좀 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셈이다.

기존보다 많은 주택에 셉테드를 적용하는 것은 반갑지만, 기숙사와 다중주택 등이 배제된 점은 문제로 꼽힌다. 다중주택은 주택으로 사용하는 층수가 3개층 이하이며, 각 실별로 취사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주택을 지칭한다. 흔히 대학가 근처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주택으로, 대부분의 고시원이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소외된 주택들의 방범은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와 대학기관 등의 몫이 됐다. 경찰과 지자체는 CCTV와 비상벨 등을, 대학은 출입문이 빨리 닫혀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스피드게이트’ 등의 방법시설을 설치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불안감을 없애기엔 역부족이다.

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다 최근 서울 신림동의 반지하 원룸으로 이사한 A씨는 “기숙사에 살 때는 술 취한 사람들이 침입하는 일이 종종 있었고, 지금은 바람에 문이 흔들리기만 해도 불안하다”며 “혼자 살게 된 이후 한 번도 안전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는 지난 7월 발간한 ‘범죄예방 건축기준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학생기숙사 침입을 통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셉테드가 적용되는) 공동주택에서 기숙사는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작년 12월 부산대학교 여자기숙사에 외부인이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하는 등 각 대학교 기숙사에 외부인이 침입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또 “다중주택의 경우 다가구주택과 동일한 연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주로 1인 가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실제 더 많은 가구가 거주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중주택에 대한 범죄예방 건축기준 적용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급한 셉테드 대상 확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셉테드가 신축 건축물 등의 설계에만 적용되는 만큼 기존 시가지에서 방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가로 환경이 우범지대인 상황에서는 개별 소규모 건축물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대한건축사협회 관계자는 “안전 강화에 대한 취지는 좋지만 소규모 건축물의 경우 과도한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무엇보다 셉테드를 적용한 경우 얼마나 안전해질 수 있는지 그 효용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개정안이 시행된 지 채 5개월이 되지 않은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기숙사 보다 범죄 예방이 시급한 다가구ㆍ다세대 주택 위주로 이번 개정을 시행했다”며 “1인가구가 급증하고 관련 범죄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은기자 haeun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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