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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③건설기술인 옥죄는 불합리한 법과 제도] 교육제도도 개선해야
기사입력 2019-12-04 06:30: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건설기술인 교육제도도 불합리한 제도 중 하나로 개선 대상에 속한다.

건설기술인 교육제도는 건설기술인의 전문성 강화와 업무역량 향상을 위해 1980년 도입된 이후 법정의무 교육으로 진행되어 왔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건설기술인은 일정기간 의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가 건설기술인의 형편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일괄적으로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5월 발생한 최초교육 사태가 단적이 사례다. 당시 최초교육을 둘러싼 30여만명의 건설기술자들은 집단 업무공백과 무더기 과태료(50만원) 부과에 직면했다. 법정교육을 차일피일 미룬 건설기술인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지만, 제반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한 정부의 제도 자체가 더 문제였다. 다행히 관련기준 개정을 통해 교육 이수기간을 연기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업계에서는 현장의 상황을 등안시한 대표적인 탁상행정으로 아직도 거론되고 있다.

건설기술인 법정교육은 최초ㆍ승급ㆍ계속 등으로 구분되고, 교육내용에 따라 기본교육과 전문교육으로 나뉜다. 교육대상이 건설사업관리자인 경우 최대 140시간(기본 70시간, 전문 70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최초교육 35시간을 소화하려면 5일, 70시간을 채우려면 10일 걸린다. 이 기간 건설기술인은 현장을 비워야 하고, 업체는 이로 인한 업무공백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또한, 건설기술진흥법(제20조 제3항)에서는 ‘교육훈련을 받아야 하는 건설기술인을 고용하고 있는 사용자는 건설기술인이 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경비를 부담하여야 하며, 이를 이유로 그 건설기술인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업체에는 교육비를, 건설기술인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는 구조다.

여기에 교육도 전통적인 건설기술 위주로 구성되어 4차 산업혁명 등 급속한 시대 변화에 대한 대응이 미흡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건설기술인 교육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은 △신규 진입 완화를 통한 교육기관 경쟁 활성화 △지정절차 개선으로 독과점 구조 철폐 △수요자 중심의 교육서비스를 통한 교육의 질 향상 △관리감독 강화로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 등이 담겼다. 당시 국토부는 연내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을 완료하고 내년 3월까지 교육감독기관 및 신규 교육기관을 지정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이후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을 뿐,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제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리감독기관 지정과 교육기관 평가를 규정한 관련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맞춰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 통과가 불발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개선방안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현행 지정제 유지는 건설기술인 80% 이상이 요구하고 있는 등록제 전환 등 자율경쟁을 외면하는 조치이며, 교육수요에 따라 교육기관을 늘리는 수요연동 총량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라는 지적이다. 현행 의무교육이 가변성과 유동성이 많아 교육수요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교육감독기관을 지정해 교육기관 평가ㆍ갱신심사를 위탁하는 대신 신규 교육기관의 조기 지정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정교육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교육이 얼마나 건설기술인들의 역량 제고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건설기술인이 필요한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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