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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탐사계획 또 변경 가능성…과기부 "NASA와 궤도변경 협의 중"
기사입력 2019-11-25 09:21:4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정책 혼선·연구현장 난맥’ 겹쳐 이미 네 차례 수정 ‘오락가락’

 

정부가 바뀔 때마다 연구개발(R&D) 계획까지 바뀌는 과학기술 정책 혼선에 연구 현장의 난맥상까지 겹치면서 이미 네 차례나 바뀐 달 탐사 사업 계획이 다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기존 달 탐사 계획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달 궤도선 발사 시기와 운영궤도 등의 변경을 발표한 지 불과 두달여만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9월 10일, 최기영 장관의 취임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에 브리핑을 열어 달 궤도선 발사를 2022년 7월로 19개월 연기하고 궤도를 수정한다고 발표했으나 이 계획마저 재변경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5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NASA(미국항공우주국)는 궤도 변경으로 인한 영향성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달 궤도선의 궤도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달 궤도선은 달 주위를 돌며 지형관측, 착륙선 착륙지점 정보 수집,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실험 등을 진행하는 탐사선이다.

지난 9월 발표된 변경안은 달 궤도선을 9개월은 타원궤도(100×300km)에서, 이후 3개월은 원궤도(100×100km)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애초 계획은 원궤도(100×100km)에서만 12개월간 운영하는 것이었다.

이 변경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코자 결정됐다. 달 궤도선의 애초 중량 목표는 550㎏였지만 실제 설계하고 시험모델을 개발하면서 678㎏까지 늘어났다. 연구 현장에선 중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연료 부족으로 궤도선이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일부 연구진은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고, 현 설계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쪽과 대립하고 갈등을 빚으면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달 궤도를 바꿔 연료를 절감하자는 방안을 내놨다. 타원궤도를 9개월간 운영하면 원궤도만 이용하는 것보다 연료사용이 줄어 1년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변경안은 핵심 협력 기관인 미국 NASA가 난색을 보이면서 두 달 만에 다시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NASA는 달 궤도선에 달 영구음영지역(PSR·Permanent Shadow Region)을 비롯한 달 표면 이미지를 찍는 ‘섀도캠’(ShadowCam)을 탑재할 예정이다. 섀우캠은 원래 궤도인 100×100km 궤도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NASA는 달 궤도를 타원+원 궤도로 변경하는 한국의 방안에 대해 즉각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궤도 변경으로 섀도캠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10월 열린 항우연과 NASA의 대면 회의에서, NASA는 현 설계를 유지하는 범위에서 전이궤도 변경을 통한 연료 절감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현실성 있는 궤적을 항우연에 제공하겠지만 세부 설계와 해석은 항우연이 주도해야 한다’는 게 NASA 입장이다.

그러나 NASA가 새로 제시한 궤도를 따르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달 탐사를 처음 진행하는 우리 연구진이 쉽게 수용을 결정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결국 과기정통부는 9월에 NASA와 협의 없이 궤도 수정을 성급하게 공식 발표해 혼선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당시 임무 수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오판’이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달 탐사) 사업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하고, 추후 NASA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잦은 계획 변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NASA와 달 탐사 사업 협력이 아예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사업) ‘백지화’가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타원-원 궤도를 제안했으나, 나사가 다른 궤도를 제안해 항우연과 나사가 논의하는 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8일에는 해명자료를 내고 “NASA는 우리 달 궤도선 사업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도 달 탐사 사업 일정은 수차례 변경됐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부는 달 궤도선을 2017년부터 개발해 2020년 발사하고 달 착륙선은 2021년부터 개발해 2025년 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달 탐사 사업의 목표는 ‘기술 자립화’였다. 우주탐사에 필요한 전기 추력기 기술, 궤도 제어기술, 우주항법, 로버 기술, 심우주 통신 기술 등을 확보하려던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는 달 궤도선 발사를 2017∼2018년, 착륙선 발사를 2020년으로 계획을 5년 정도씩 앞당기도록 수정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른 것으로 애초 불가능하다는 지적과 함께 과학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논란을 초래했다.

이 계획은 문재인 정부에서 ‘원위치’ 됐다. 작년 과기정통부는 달 궤도선 발사를 2020년으로 조정했고 달 착륙선의 경우 한국형발사체를 이용한다는 조건 아래 2030년 내 발사를 추진키로 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잦은 계획 변경에 대해 R&D 특성상 일정 등 계획 변경은 흔한 일이지만 그 원인이 정치적 목적 또는 불합리한 사업 추진 방식이나 시행체계에 있다면 실태를 정확히 점검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현재까지 옛 소련(지금의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등 6개국이 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인 달 궤도선을 개발했고,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달 표면에 착륙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국가는 옛 소련, 미국, 중국 등 3개국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인도가 달 표면 착륙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김부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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