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홈 뉴스
<제3회 건설문학상> 중고등부 수필부문 우수 - ‘드넓은 초원’
기사입력 2019-11-12 12:0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장소영 작

드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에 솨아 바람 스쳐가는 소리가 들린다. 새하얀 게르들이 섬처럼 놓여 있다. 단순하지만 아늑한 공간으로 유목민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공간이다. 게르는 아이들의 자연 속 학교가 되기도 한다. 이동 생활을 하며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아이들은 넓은 공간, 편안한 분위기에서 상상하고 생각하며 성장한다. 자연과 함께 공부하는 것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세상엔 온통 네모난 것 뿐 일까? 눈을 뜨면 보이는 네모를 보며 네모난 학교 안에 네모난 가방을 메고 네모난 의자에 앉아 네모난 책상위에 네모난 공책들을 펼친다. 숨이 막힌다. 언제쯤 이 네모난 세상이 가고 동그라미, 세모, 별모양의 세상이 찾아올까. ‘네모’의 딱 떨어지는 각진 매력이 이젠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수학을 배울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도형이다. 각지고 둥근 것들이 규칙이 있는 것처럼 수학의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 네모는 그리기 가장 쉬운 도형이다.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상상 따윈 필요 없는 그런 것. 찌그러지고 납작한 둥근 원처럼 네모도 변할 때가 왔다.

벌써 고등학교 1학년이 되고도 반년이 흘렀다. 고등학생이 되니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공부를 하다가 갑갑해서 천장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도 많아졌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천장을 낮게 지었을까?’ 좁은 공간에 막힌 천장은 우리를 더욱 숨 막히게 한다. 그 때 Jim Rohn이라는 건축가의 말이 떠올랐다.

“우리가 건축하는 좋은 것들이 결국 우리를 세운다.”

‘우리를 세운다.’ 우리는 학교에서 자라면서 그 속에서 인성을 배우고 창의력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진짜 ‘우리’를 세우고 있을까 의문이 든다.

예술을 표현하는 건축가를 꿈꾸면서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어떤 건물을 지으면 좋을지 구상을 하면서 ‘학교’는 꼭 내가 설계해 보고 싶은 건물이 됐다. 최근에 한 건축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왜 우리들이 창의력을 키워야 할 학교가 닫혀있는 각진 공간인지 느끼게 됐다. 건축가들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고안한 학교를 설계했다. 분리된 층에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 모든 학생들이 쉬는 시간을 ‘쉬는’ 시간답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교실은 높게 트인 공간에 각진 사각형이 아닌 둥근 모양으로 하여 오직 ‘건물’이 아닌 ‘학생들을 위한 예술 공간’을 표현했다. 이것이 실제로 진행됐다면 대한민국도 창의력이 가득한 나라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완벽한 설계는 여러 부정적인 견해들로 사라져 버렸다. 건축물은 그곳에서 생활하거나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되고 그것을 넘어 예술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여러 건축물을 보면서 ‘자유로움’을 보여주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졌다. 특정한 사람이 아닌 큰 사람, 작은 사람, 조용한 사람, 활발한 사람,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모두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 예술을 더해 자연과 어우러진 곳을 만들고 싶다. 내가 미래에 지을 학교는 자연이 예술을 품은 공간이 될 것이다. 봄이면 따스한 햇살에 나무와 나무 사이에 있는 지어진 작은 오두막에서 책을 보고, 여름이면 푸르게 자란 나무들의 잎을 그늘삼아 친구들과 수다 떤다. 선선한 가을이면 교실의 큰 창문을 열고 높은 천장을 바라보며 공부하다 숨을 쉬고, 하얀 눈 내리는 겨울에는 문 열고 나가 넓은 운동장에 모여 소복이 쌓인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든다. 우리가 미래를 꿈꾸는 만큼 건축물도 미래를 함께 꿈꿔야 한다.

“공간은 있지만 사람의 손길과 자연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진정한 건축이 일어날 수 없다. 자라나는 나무와 꿈꾸는 사람이 건축을 만든다.”

후년에 지어질 건축은 계속해서 생각하고 새겨왔던 저 말이 담길 것이다.

학교의 틀을 깬 학교가 실현 됐으면 좋겠다. 소통하고 지식뿐만이 아닌 창의력과 인성이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공간이 학교이길 바란다. 어른들이 원하는 공부하는 기계가 생활하는 곳이 아닌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꿈꾸는 공간을, 감시 속에 사는 감옥 같은 곳이 아닌 드넓은 초원이 담긴 ‘자유’를 가진 곳만을 ‘학교’라고 불리어지기를. 학생 건축가로서 내일의 건축을, 푸른 초원을 가진 그 공간을 꿈꾸며 오늘도 건축의 꿈을 키워나간다.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관련기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건설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 보시고 실시간 입찰정보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건설경제i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인쇄
팝업뉴스 닫기
로딩바